효도하는 명절

2020. 1. 27. 12:26컬럼

구정

부모님께 효도하는 구정

 

아버지가 계신 납골당에 가기 위해 준비를 마쳤다. 춥지 않은 탓에 발걸음이 가볍다. 많은 사람들도 성묘에 나섰다. 추모공원으로 가는 입구부터 많은 차량들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납골당 직원처럼 보이는 사람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고, 근처의 큰 도로에서는 성묘객들에게 꽃을 파는 상인들로 이어져 있었다.

추모공원에 도착 했을 때 포장마차 음식을 파는 장사꾼들이 듬성듬성 있었다. 차를 주차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찾아 다녀야 했는데, 여간해서 자리가 나오지 않았다. 마치 빈 자리가 보여 차를 세우고 나오려고 하자 어디선가 빵 하는 경적소리가 들렸다. 이곳도 차를 세우면 안 될 장소였다. 다시 안전벨트를 매고 이동하였다. 도무지 추모공원 외곽에는 빈 자리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 추모공원으로 들어갔다. 이곳도 없긴 마찬가지다. 결국 먼 곳까지 이동하여 주차를 하고, 아버지가 계신 곳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계신 곳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다보니 좌우 아래에 계신 분들도 잘 알고 있다. 왜냐면 아버지가 계신 곳에 시선을 두면 자연히 주변에 시선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계신 반경의 이웃은 대충 알고 있다. 어떤 곳은 납골이 빠져 나간 곳도 있었고, 새로 입주하신 분들도 있었다.

주변 납골에 적힌 명패를 읽어보면 안타까운 분들도 있었다. 너무 일찍 추모공원에 오신 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또 옛날 갓을 쓰신 어르신도 있다. 각자 이곳에 온 사연은 있겠으나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진다. 아마도 이분들도 살았을 때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여기에 누워 있다.

2005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화장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 화장터에 오신 어떤 여자 분의 오열이 귀에 쟁쟁하다. 돌아가신 분의 자녀일 것이다. 화장하는 내내 얼마나 슬프게 통곡하는지 마음이 숙연했었다. 사람은 후회하는 갈대라고 한다지만 왜 돌아가신 뒤에 그토록 후회하는지 모른다.

우리는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있을 때 잘 하라는 것이다. 그 대상은 부모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망각하고 부모에게 함부로 하며 산다. 있을 때 잘하기는커녕 있을 때 너무 못하며 산다. 어떤 자녀는 부모에게 주는 용돈이 아까워서 소식을 끊고 살고, 또 늙은 부모를 공경하기는커녕 업신여기는 자식들도 있다. 또 명절이 다가와도 부모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안부를 묻는 자녀도 없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명절이 되면 기도원을 찾고 정작 부모는 찾지 않는다.

효도는 살아계실 때 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후에 좋은 명당을 찾아서 묘지를 쓴다고 효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도 큰 효도다. 세상에서 제일 큰 자가 부모께 잘하는 사람이다. 부모에게 잘하는 사람치고 잘 못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하나님도 효자를 주목하는데, 네 부모를 잘 섬기면 장수하는 복을 받는다. 즉 건강의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토록 하나님을 찬양하다가 주님 품에 안기는 것이 소망이다. 하나님은 자기 부모를 잘 섬기면 이 땅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다가 평안히 나의 영혼을 주님께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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